지금처럼 상위대 몰아주기와 하위대 징벌하기 방식의 과거 신자유주의 정책을 답습하는 한, 앞으로 수많은 서남대가 생겨날 것은 물론이거니와 대학서열은 더 굳어지고 대학이라는 기관 자체가 불평등의 산실이 되고 있는 현상도 심화될 것이다.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과제로서 '교육 마피아'를 척결해야 한다. 이들은 교육부 고급관료만이 아니다. 비리사학의 '소유주'들 외에도 각종 위원회에서 교육부의 충실한 꼭두각시 노릇을 하거나 장차관 자리를 꿰차는 교수들을 포함하며, 교육부 출신으로 교수, 총장, 이사(장)으로 변신하는 이들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들의 실상은 아직 대중에게 충분히 폭로되지 않았다. 총장 외의 주요 비리 관련 교수가 다 구속된 이화여대의 경우, 지원한 정부 재정지원사업이 모두 선정된 일은 '비선실세'와 더불어 교육부의 조직적 공모자(들)이 있어 가능했을 것이지만 아직 진상은 숨어 있다.
우병우 사태도 개인비리의혹에서 정권불신으로 국면이 바뀌고 있다. 당초 우 수석의 비리의혹에 맞서 야권과 시민단체는 우 수석의 퇴진을 요구했었다. 하지만 청와대가 우병우 수석을 구하기 위해 이석수 감찰관의 감찰유출(?)을 '국기 문란' 행위로 규정하고, 이 감찰관의 무력화를 시도하자 야권과 언론의 극한 반발이 일어났다. 조선은 "청와대가 우 수석 한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터무니없는 행동을 하는 바람에 개인 비리 문제가 이젠 정권 차원의 문제로 커져버렸다"며 "청와대의 판단력이 단단히 고장 나 있지 않고서야 이러지는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법안대로면 대학이 문을 닫아 실직하는 교직원에게는 대통령령에 위임되어 얼마가 될지 알 수 없는 직업훈련비와 명예퇴직 수당을 던져주고, 졸지에 학교가 없어진 학생에게는 그 학기 등록금을 돌려주는 정도로 퉁치는 대신, 법인 이사나 특수관계자는 수십년간 등록금과 정부지원으로 불어난 잔여재산을 살뜰히 털어갈 수 있게 해주는 것 말이다. 가히 개돼지와 사람이 따로 있는 '신분제 강화' 법안이라 할 만하지 않은가.
지금대로라면 우선 학생들이 엄청난 피해를 보고 학부모 또한 '호갱' 노릇을 하게 된다는 사실을 당사자들은 거의 모르고 있다. 몇 가지만 짚어 보겠다. 첫째, 정부는 전국 대학을 5등급으로 나누어 등급이 높은 대학에는 혜택을 주고 낮은 대학은 재정지원을 제한하고 대폭적인 정원감축도 요구해서 불이익을 주겠다고 한다. 3등급 이하에 분류되면 정원을 30프로에서 50프로까지 감축할 것이 요구되고, 대학에는 재정지원도 끊어버리고, 학생에게는 국가장학금도 주지 않으며 심지어 등록금대출조차 제한받는다. 당연히 교육환경이 급격하게 악화될 것은 물론 폐과나 폐교라도 되면 엄청난 피해가 불 보듯하다. 즉 이 나라의 대학생 절대다수는 앞으로 정상적인 고등교육은커녕 혼란만 겪다가 대학을 나올 것이다.